영화 정보
감독: 앤디 무시에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제임스 맥어보이, 빌 헤이더, 아이제이아 무스타파, Jay Ryan
개봉: 2019년 9월 4일
러닝타임: 169분
장르: 공포, 스릴러, 드라마

스티븐 킹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전편을 재미있게 봤거든요. 그래서 후편이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기다렸던 작품이에요. 특히 어른 배우들 캐스팅이 발표됐을 때 정말 기대가 컸어요. 제시카 차스테인이랑 제임스 맥어보이 같은 연기파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했거든요.
이 영화는 전편에서 27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예요. 어렸을 때 페니와이즈와 맞섰던 루저 클럽 멤버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내용이에요. 16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때문에 처음엔 좀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보니까 지루하지 않더라고요. 다만 전편을 안 보셨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는 마이크가 나머지 친구들을 다시 데리로 불러들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돼요. 각자 성인이 되어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던 이들이 다시 모이게 되죠. 빌은 작가가 되었지만 결말을 잘 쓰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베벌리는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고, 리치는 코미디언이 되었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살고 있어요.
이들이 데리로 돌아와서 페니와이즈와 맞서는 과정이 영화의 주요 플롯인데요.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건 각 캐릭터들이 과거의 트라우마와 현재의 두려움을 동시에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단순히 괴물과 싸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해결되지 않은 내면의 상처들을 다루고 있더라고요.
결말 부분에서 페니와이즈를 물리치는 방법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그를 작게 만들어버리는 방식이었거든요. “넌 그냥 광대일 뿐이야”라고 말하면서 페니와이즈의 힘을 약화시키는 장면에서 진짜 소름이 돋았어요. 두려움이라는 게 결국 우리가 얼마나 크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는 메시지 같았어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깊이 있게 다가온 건 성장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어렸을 때의 우리는 순수한 용기로 맞설 수 있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더 복잡한 두려움들을 안고 살게 되잖아요. 사회적 시선, 실패에 대한 공포, 관계에서의 상처 같은 것들 말이에요. 특히 리치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며 살아온 이야기나, 베벌리가 아버지와 비슷한 남편에게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도 여전히 각자의 페니와이즈와 싸우고 있구나 싶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에디가 마지막에 페니와이즈에게 맞서는 부분이었어요. 평생 겁이 많고 약했던 캐릭터가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용감해지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거든요. “넌 그냥 아픈 늙은 광대야”라고 외치는 장면에서 울컥했어요. 어쩌면 우리 인생의 많은 문제들도 에디처럼 정면으로 맞서면 생각보다 작은 것들일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주식이나 투자 관련 영화들도 자주 보는 편인데, 어떻게 보면 투자도 두려움과의 싸움이잖아요. 손실에 대한 공포, 실패에 대한 걱정 같은 것들이 때로는 페니와이즈처럼 우리를 위축시키기도 하고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결국 두려움을 이기는 건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169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조금 부담스럽긴 했고, 중간중간 늘어지는 느낌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일부 공포 장면들이 좀 과장된 것 같기도 했고요. 전편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조금 약한 느낌도 들었어요.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어요. 특히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어른이 된 후의 현실을 잘 연결시킨 스토리텔링이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어요. 빌 헤이더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코미디언이지만 진지한 연기도 정말 잘하더라고요.
추천 여부를 묻는다면, 전편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꼭 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단순한 공포영화를 기대하신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지만, 성장 드라마로 접근하신다면 충분히 만족하실 것 같아요. 다만 공포영화를 잘 못 보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천이에요. 제가 느끼기엔 이 영화의 진짜 무서운 부분은 괴물이 아니라 우리 안의 두려움이었거든요.